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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너로 정했다..

그렇게 보안 분야의 꿈도 접고 내가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블루 오션을 찾아봤다.

NFT, 블록체인, 메타버스가 후보에 들어왔고 예전부터 가상 세계에 대한 동경이 있던 나는 메타버스로 길을 정했다.

메타버스 개발을 하려면 일단 유니티를 알아야 된다고 해서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고 마침 다른 학과 과목 중에 유니티 과목이 있어서 함께 들으면서 공부했다.

이 책에는 2D 비행기 슈팅 게임 예제와 3D FPS 게임 예제가 있는데 따라 하며 처음으로 게임을 만들어 보니 너무 재밌었다.

전에 즐겼던 게임들을 할 때 이런 건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보고 나니 처음부터 모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엔진과 에셋을 적절히 활용해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한 번 본 것으로는 미흡한 부분들이 있어서 학교 프로젝트를 하며 2번 정도 다시 봤더니 나름 익숙해졌다.

학교에서는 원피스를 모티브로 한 2D 횡 스크롤 기반의 달리기 게임을 만들었다.

학기가 끝나갈 때쯤 나는 언리얼도 다뤄보고 싶어서 온오프믹스에서 특강을 1개 들었다.

그런데, 그때 강사님이 공교롭게도 내가 봤던 <인생 유니티 교과서> 책의 저자셨고 곧 열리는 메타버스 아카데미에 대해 말씀해주셔서 나는 그 곳에 지원하게 되었다.

 

메타버스 아카데미

로고만 봐도 PTSD 가 오기 시작한다..

나는 이곳에 와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고 많은 것을 느꼈다.

과정 진행은 학원보다는 부트 캠프 같은 느낌이 강했다.

오전과 오후를 수업 시간과 프로젝트 시간으로 나눠 기본적인 유니티 수업을 진행한 후 매달 2인 1조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3개월 동안은 게임 모작을 진행했는데 나는 카트라이더 러쉬+, 월드 오브 탱크, 로블록스 오징어 게임을 모작했다.

마지막 2개월은 다른 전공 학생들과 함께 융합 프로젝트를 진행해 공연 메타버스 플랫폼인 SMU:S 를 제작했다.

내가 이 곳에 와서 얻어간 것은 나를 돌아본 것, 인간관계에 대한 것, 많은 것을 깨달은 것이다.

강사, 멘토님께서 상담하며 난 이것저것 한 것은 많은데 하나를 깊게 파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자꾸 분야를 바꾸지 말고 하나를 정해 계속 파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난 이 말을 듣고 내 인생이 꼬인 이유를 적나라하게 들은 것 같았다.

컴퓨터 분야의 다양한 것들이 다 너무 재밌어 보이고 일단 해보자는 마음 때문에 계속 문어발식으로 이것저것 하다 보니 전문성을 갖춘 분야 없이 다 찍먹만 하게 된 것이다.

인공 지능이든, 정보 보안이든 꾹 참고 했으면 이미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을 것이다.

주변에 어린 나이 때부터 게임 개발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고 왜 나는 도움도 안 되는 이상한 것들만 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치 고등학교처럼 평일마다 계속 같은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지내다 보니 인간관계에 대한 것도 많이 배웠다.

여기서나 군대에서나 느낀 것은 그냥 내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면 인간관계는 따라온다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깨달은 많은 것들이 있다.

가장 열심히 한 팀이 가장 좋은 결과를 받지 못한 것을 보며 노력은 성공 확률을 높여줄 뿐 보상해주지 않는다는 것, 팀 프로젝트를 할 때 내 열정은 팀원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 확신이 있다면 흔들리지 말고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 거절은 실례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융합 프로젝트를 하며 느낀 것이 참 많다.
그때 거절하는 게 맞았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등 ..

거절은 실례가 아니라는 말은 같은 반 형이 해 준 말인데 참 인상 깊고 내가 꼭 새겨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최고의 효율을 내기 위해서는 공부나 팀플을 할 때 인정이나 배려심 때문에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해서는 안 된다.

내가 이곳에 와서 잃은 것은 8개월이라는 시간이다.

이미 <인생 유니티 교과서>의 내용을 대부분 이해한 나로서는 수업 내용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매달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1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수업과 함께 진행됐다 보니 게임을 완성했다기보다는 그냥 구현해봤다는 느낌이 강했다.

나는 공부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오전 3시에 일어나 시간을 만들어 별도로 공부했다.

나는 접근성이 좋은 유니티보다 진입 장벽이 높더라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언리얼을 공부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침과 저녁, 지하철에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언리얼을 공부했는데 강사, 멘토님께서 그냥 유니티를 계속하라고 하셔서 도중에 그만두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계속 언리얼 공부를 하는 것이 내게는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카데미에서의 8개월이 무의미하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독학하는 것보다는 유익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다른 쪽에서는 느끼고 깨달은 것이 많아 인생에 한 번쯤은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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