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했나: 고등학생 편

VMware 에서 처음 써 본 Ubuntu

나는 스마트폰을 루팅하여 성능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오버클럭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커널 소스를 수정하여 컴파일하려면 Ubuntu 가 필요한데 예전 컴퓨터는 VMware 에서 가상 머신을 돌릴 정도의 사양이 되지 않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공부를 해야 하는 데 컴퓨터가 안 좋아서 못 하고 있다는 명목으로 어머니께 졸라서 컴퓨터를 새로 샀다.

3세대 i7, 500W 파워, 케이스 등 어머니 돈 60만원으로 산 새 부품과 8G 램, GTX 260 그래픽카드 등 내 돈으로 산 중고 부품을 드래곤볼 해서 새 컴퓨터를 장만했다.

완본체를 사는 것은 돈이 아까워서 직접 부품을 사고 조립도 직접 했다.

그렇게 새로 산 컴퓨터에 Ubuntu 12.04 LTS 를 설치하고 커널 소스를 수정할 준비를 마쳤다.

이때 산 케이스, 3세대 i7 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교체하지 않고 쓰고 있다.
언리얼 엔진을 공부하려면 조만간 컴퓨터를 바꾸긴 해야 할 것 같다..

 

Android 커널 소스 수정을 통한 오버클럭

내 고등학교 1년을 전부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몰두했었다.

오버클럭을 하기 위해 Github 을 이때 처음 알았다.

당시 내가 쓰던 베가 LTE M 의 CPU 코드명은 MSM8060 이었고, 이 키워드로 구글링하면 영어나 중국어로 된 Github commit 들이 있었다.

커널 소스에 그 commit 을 diff 파일로 만들어 패치를 적용하는 식으로 진행했고 당연하게도 컴파일 오류가 자주 발생했었는데 특히 enum 열거형 오류가 많았었다.

C언어도 모르던 시절에 어떻게든 오류 내용을 구글링하여 소스를 이것저것 수정했고 몇 달 만에 오류 없이 컴파일이 완료됐을 때는 정말로 기뻤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서는 전압, 클럭 등을 조정하며 테스트를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CPU와 GPU 오버클럭, CPU 스케줄러 추가, 커널 버전 업데이트 등을 할 수 있었다.

또, 작업물을 SDA 디벨로퍼스 네이버 카페에 공유하여 회원 몇십명 정도가 리뷰해주기도 했었다.

 

어떻게든 해결하고야 만다..

그러던 어느 날, 롬을 잘못 씌워서 폰이 벽돌이 되어버렸다.

A/S 센터에 가서 전류 감지기를 대어봐도 메인보드가 죽어서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나는 SW 적으로 생긴 문제 때문에 HW 가 죽었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아서 수리하지 않고 집에 돌아왔다.

몇 주간에 걸쳐 노력한 끝에 중국어로 된 어느 페이지를 따라하여 벽돌을 풀 수 있었고 너무 기뻐서 어머니께 자랑했던 기억도 있다.

 

인생 게임 O2Jam

내가 살면서 했던 게임 중에 가장 의미 있었던 게임이다.

지금은 없어진 티비플에서 O2Jam 영상을 처음 봤을 때는 이걸 보고 치는 건가? 사람인가? 같은 생각이 들었다.

리듬 게임을 잘하는 게 멋있어 보여서 시작한 지 3개월쯤 되던 때에 어느새 그 곡을 플레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나는 이 게임을 접한 후부터 뭐든 두려워하지 말고 하면 된다, 일단 시작하고 보자는 마인드를 갖게 되었다.

 

수험 생활

부모님께서는 나를 좋은 대학에 보내겠다고 학구열이 높은 동네에 학원을 보내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돈을 쏟아 부었지만 나는 그닥 열심히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찾지 못했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했다.

나는 남들보다 잘 아는 것이 컴퓨터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또 컴퓨터를 좋아했기에 수시 논술 6개를 모두 컴퓨터공학과에 지원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나는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모든 것이 담겨있고, 많은 시간을 함께한 컴퓨터를 나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내가 정시는 안 될 것 같다며 수능 1년 전부터 수리 논술을 같이 배우게 했고 나는 먼저 발표 난 5개 대학에 떨어지고 다행히 마지막 1개에 붙어 컴퓨터공학과 학생이 될 수 있었다.